영화 베러맨, 히어로가 아닌 인간, 이해하려는 마음
히어로가 아닌 '인간'을 말하다영화 베러맨은 제목에서 풍기는 인상처럼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이 작품은 우리가 익숙하게 떠올리는 히어로물이나 성공담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영화는 실패하고, 후회하고, 어긋나는 과정 속에서 진짜 변화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조심스럽고도 성찰적으로 그려낸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초능력도, 천재성도 지니지 않은 그저 평범한 40대 남성 ‘진우’다. 진우는 한때 잘 나가던 광고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력 단절, 가정불화, 인간관계 단절까지 겹친 ‘퇴물’의 상태다. 영화는 그의 나른한 일상에서 출발한다. 매일 같은 옷, 같은 표정, 같은 시간에 출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더 이상 갈 곳 없는 생활이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거리에..
2025. 4. 18.
영화 파란, 푸른 감정의 이름,청춘의 우울은 병이 아니다.
무너질 듯 찬란한 시절, 그 푸른 감정의 이름영화 파란은 제목처럼 푸른빛의 정서를 가득 품은 청춘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가 전하는 ‘파란’은 단순한 색감이나 계절적 이미지를 넘어, 한 인간이 성숙해 가기까지의 내면의 격랑, 성장의 통증, 그리고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용서를 의미한다.주인공 현우는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앞두고 있지만, 그는 점점 무기력해지고, 세상과 단절된 감정을 느낀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그의 집은 깨지지 않았고, 학교 폭력의 피해자도 아니며, 누가 보더라도 평범한 청소년이다. 하지만 바로 그 ‘평범함’이 그를 점점 갉아먹는다. 모든 게 정해져 있고,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현실. 영화 파란은 이런 압박감 속에서 서서히 균열이 생겨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
2025. 4. 17.
영화 아마추어, 성장은 기술이 아닌 태도의 문제, 인간
성장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영화 아마추어는 스포츠 영화로 시작해 인간 드라마로 변화되는 보기 드문 영화이다.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중학생 농구 천재 테렌스는 전국에서 주목받는 유망주다. 그러나 나이는 어리고, 현실은 냉정하다. 그는 NCAA(전미대학체육협회)의 규정과 어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갈등하며, ‘운동선수’가 아닌 ‘상품’으로 취급받는 현실에 부딪힌다. 영화는 이 갈등을 드라마틱한 방식이 아니라 섬세하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그려내며, 관객에게 “성장”이란 무엇인지 조용히 질문한다.아마추어는 스포츠 영화에서 흔히 기대되는 훈련, 시합, 역전 드라마보다는, 인물들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테렌스는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동시에 어리다. 그는 규칙이 무엇인지 모르고, 대가가 어떤 의미인지도..
2025. 4. 16.
영화 남으로 가는 길, 탈북 이름 없는 삶들, 국가와 개인
‘탈북’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이름 없는 삶들 남으로 가는 길은 단순한 분단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탈북자’라 부르는 이들의 삶을 표면적 사건이 아닌, 그 이면에 깃든 감정과 선택의 무게를 통해 정면으로 바라본다. 영화는 주인공 박용철의 시선을 따라, 북한에서 남한으로 오기까지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여정은 단지 국경을 넘는 물리적인 이동이 아니라, 그가 자신 안의 공포, 죄책감, 희망,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는 정신적 탈출의 과정이기도 하다.처음 영화는 담담하게 시작된다. 남한 정착을 위한 면접, 탈북 과정에 대한 기록, 남한 사회에서의 적응. 그러나 점차 우리는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 체계 안에서 한 개..
2025. 4. 14.